[뉴스]한국 무역 흑자에도 高환율 지속… ‘환율 공식’이 깨졌다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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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02:29
원·달러 환율 1500원선 위협
경상수지 흑자 행진과 국내 증시 활황세에도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급등(원화 가치 하락)하며 1500원 선(線)마저 위협하자 시장에서는 기존의 ‘환율 공식’이 깨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기존엔 무역에서 흑자가 나고 주가가 오르면 환율이 떨어지는 게 공식이었다. 과거와 달리 이 같은 달러 공급을 넘어서는 달러 수요가 국내 외환 시장에 생겼다는 것이다. 정부는 굳어진 ‘원화 약세’ 흐름을 되돌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래픽=양진경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 환율은 1477.1원에 주간 거래(오후 3시 30분 기준)를 마쳤다. 외환 위기 때 수준의 1400원대 환율이 벌써 두 달가량 이어지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BoA )는 최근 보고서에서 “원화 약세는 단순 사이클이 아니라 구조적 자금 유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구조적 배경엔 개인의 해외 주식 투자, 기업의 해외 투자 등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난 달러 수요를 꼽는다. 과거에도 원화를 달러로 바꿔 투자하거나 들고 있으려는 기업과 개인은 있었지만, 최근 원화 대비 달러 매력도가 너무 많이 올라갔다는 것이다. 미국이 AI (인공지능) 등 미래 산업을 주도하면서 전 세계 투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9월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827억7000만달러 흑자였지만, 같은 기간 직접투자(206억달러)와 증권투자(603억9000만달러)에서는 810억달러 가까운 적자가 났다. 경상수지 흑자로 벌어들인 달러가 금융 계정을 통해 대부분 해외로 빠져나갔다는 얘기다. 미국 트럼프 정부가 관세를 무기로 현지 투자를 압박하는 것도 기업들의 달러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한 수출 기업 관계자는 “예전에는 달러 대부분을 원화로 바꿨는데 요즘은 절반도 채 하지 않는다”고 했다.
고환율로 해외에서 들여오는 원유 등의 각종 원자재와 농산물 등의 수입 물가도 크게 오르고 있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최근 리터(L)당 1740원을 넘어서며 2년 만에 최고치를 넘겼다. 1%대로 떨어졌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최근 2개월 연속 상승해 지난달 2.4%를 기록했다. 기업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쪼그라든 원화 수요를 되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개인과 기업이 자발적으로 달러를 팔고, 원화를 살 가능성이 높지 않은 만큼 인위적으로 달러 공급을 늘리고 원화 수요는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외환시장 큰손인 국민연금에 달러를 시장에 팔아달라고 요청하고, 수출 기업에는 압박과 함께 당근책을 제시하며 시장에서 원화를 사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수출 비중이 절반을 넘는 한 대기업 관계자는 “정책 혜택을 보려고 달러를 원화로 환전할 일은 없을 것”이라며 “눈치 보면서 어느 정도는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기업의 원화 환전을 지원하기 위해 기업의 달러 거래를 대행하는 은행의 달러 중개 거래 관련 한도를 늘리는 방안도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이 위기에 대비해 의무로 보유해야 하는 달러 비율을 일시적으로 낮추는 방안도 들여다보고 있다.
하지만 달러 수요를 인위적으로 누르기 어렵다. 또 최근 한국 기준금리는 여전히 미국보다 1.5%포인트 낮은데, 금리가 높은 곳으로 자금이 흐르는 게 자연스럽다. 그래서 정부가 원화 환율을 다시 1300원대로 끌어내리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명예교수는 “(환율이) 현 수준에서 더 오를 경우 시장 불안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경상수지 흑자 행진과 국내 증시 활황세에도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급등(원화 가치 하락)하며 1500원 선(線)마저 위협하자 시장에서는 기존의 ‘환율 공식’이 깨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기존엔 무역에서 흑자가 나고 주가가 오르면 환율이 떨어지는 게 공식이었다. 과거와 달리 이 같은 달러 공급을 넘어서는 달러 수요가 국내 외환 시장에 생겼다는 것이다. 정부는 굳어진 ‘원화 약세’ 흐름을 되돌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래픽=양진경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 환율은 1477.1원에 주간 거래(오후 3시 30분 기준)를 마쳤다. 외환 위기 때 수준의 1400원대 환율이 벌써 두 달가량 이어지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BoA )는 최근 보고서에서 “원화 약세는 단순 사이클이 아니라 구조적 자금 유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구조적 배경엔 개인의 해외 주식 투자, 기업의 해외 투자 등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난 달러 수요를 꼽는다. 과거에도 원화를 달러로 바꿔 투자하거나 들고 있으려는 기업과 개인은 있었지만, 최근 원화 대비 달러 매력도가 너무 많이 올라갔다는 것이다. 미국이 AI (인공지능) 등 미래 산업을 주도하면서 전 세계 투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9월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827억7000만달러 흑자였지만, 같은 기간 직접투자(206억달러)와 증권투자(603억9000만달러)에서는 810억달러 가까운 적자가 났다. 경상수지 흑자로 벌어들인 달러가 금융 계정을 통해 대부분 해외로 빠져나갔다는 얘기다. 미국 트럼프 정부가 관세를 무기로 현지 투자를 압박하는 것도 기업들의 달러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한 수출 기업 관계자는 “예전에는 달러 대부분을 원화로 바꿨는데 요즘은 절반도 채 하지 않는다”고 했다.
고환율로 해외에서 들여오는 원유 등의 각종 원자재와 농산물 등의 수입 물가도 크게 오르고 있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최근 리터(L)당 1740원을 넘어서며 2년 만에 최고치를 넘겼다. 1%대로 떨어졌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최근 2개월 연속 상승해 지난달 2.4%를 기록했다. 기업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쪼그라든 원화 수요를 되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개인과 기업이 자발적으로 달러를 팔고, 원화를 살 가능성이 높지 않은 만큼 인위적으로 달러 공급을 늘리고 원화 수요는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외환시장 큰손인 국민연금에 달러를 시장에 팔아달라고 요청하고, 수출 기업에는 압박과 함께 당근책을 제시하며 시장에서 원화를 사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수출 비중이 절반을 넘는 한 대기업 관계자는 “정책 혜택을 보려고 달러를 원화로 환전할 일은 없을 것”이라며 “눈치 보면서 어느 정도는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기업의 원화 환전을 지원하기 위해 기업의 달러 거래를 대행하는 은행의 달러 중개 거래 관련 한도를 늘리는 방안도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이 위기에 대비해 의무로 보유해야 하는 달러 비율을 일시적으로 낮추는 방안도 들여다보고 있다.
하지만 달러 수요를 인위적으로 누르기 어렵다. 또 최근 한국 기준금리는 여전히 미국보다 1.5%포인트 낮은데, 금리가 높은 곳으로 자금이 흐르는 게 자연스럽다. 그래서 정부가 원화 환율을 다시 1300원대로 끌어내리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명예교수는 “(환율이) 현 수준에서 더 오를 경우 시장 불안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